잠에 든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새벽 쯤이려나요?
분명 창문은 잘 닫고 잤을 텐데, 잠을 방해하는 바람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열린 창문에 걸터앉아있는, 달빛을 등진 텐쇼인 에이치가 보입니다.
분명 익숙할 터인 모습인데, 어째서인지 위화감이 듭니다.
에이치의 얼굴을 덮고 있는 반투명한, 검은 베일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걸지도 모릅니다.
December 19, 2020 10:05PM텐쇼인 에이치:안녕,
아오바 츠무기.
오늘 죽게 될 너를 데리러 왔어.
...저승사자는 당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의 얼굴로 온다고 했던가요.
당신이 보고 있는 그는 저승사자라기에는, 너무나도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December 19, 2020 10:06PM아오바 츠무기:..에이치군? 제가 오늘 죽게 되나요?
December 19, 2020 10:09PM아오바 츠무기:
SAN Roll
기준치: |
90/45/18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December 19, 2020 10:13PM텐쇼인 에이치:그렇지? 아마도 자다가 죽거나 그런게 아닐까나. (살짝 고개를 기울여 당신을 바라봅니다.)
December 19, 2020 10:14PM아오바 츠무기:아하하.. 자다가 죽었다면 조금 다행이긴 한데요.. (자신의 손가락을 만지며 시선을 피합니다.)
December 19, 2020 10:15PM텐쇼인 에이치:...흠, 생각보다 놀라지 않네. 꿈이지 않을까 생각하지는 않고?
December 19, 2020 10:17PM아오바 츠무기:놀라야..만 할까요? 뭐랄까, 지금 현실감이 굉장히 없기는 한데요. 데려가는 쪽이 에이치 군이라고 생각하니까, 조금 들뜨기도 한 것 같아서 이상한걸요.
December 19, 2020 10:21PM텐쇼인 에이치:보통은 놀라지? 현실감 없는 일이라도. 너무 무덤덤한거 아니니.
...그나저나 에이치 군이라. 이 얼굴을 그렇게 부르는구나.
December 19, 2020 10:23PM아오바 츠무기:무덤덤...하달까요. 아니면 그 감정을 깨닫지 못하는 거려나요...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에이치 군.
근데 틀림없이 에이치..군인데.. 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꼭 다른 사람 같이.
December 19, 2020 10:28PM텐쇼인 에이치:좋은 자세네. 너무 감정이 격한 사람이었다면 달래는 데 꽤 애를 썼을 텐데. 게다가 나는 입을 열면 달래는 쪽보다는 울리는 쪽이라서.
아, 나는 네가 알던 그 에이치 군은 아니야. 너를 데려가기 쉬운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지.
...네가 가장 사랑한 사람의 얼굴을.
December 19, 2020 10:30PM아오바 츠무기:내가 제일 사랑한 사람이라구요... (혼잣말을 하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얼굴.. 뿐만이 아니라 말투나 행동거지도 진짜 에이치 군 같은 걸요? ..랄까.
어쩌면 주마등 같은 거려나요....
December 19, 2020 10:37PM텐쇼인 에이치:(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 걸지도 모르지. 누군가로 보이는 이유에 대한 원리같은 건 모르니까,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어떻든간에 내가 보인다는 건, 확실하게 죽을 운명이라는 이야기지.
아무튼, 이제 곧 출발해야 해. 그 전에 정들었던 곳을 눈에 담을 정도의 시간은 내줄 수 있어. 그리워질지도 모르니까. ...아마 그럴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아오바 츠무기 는 누워있던 침대의 시트를 만집니다.
December 19, 2020 10:41PM아오바 츠무기:여기만 따뜻한게..정말 꿈이 아니라고 말해주네요. (비로소 현실을 자각한 듯이 작게 웃습니다.)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무언가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당신이 늘 잠에 들던 침대인 것 같은 이불은, 언제나처럼 푹신하고 부드럽습니다.
December 19, 2020 10:45PM아오바 츠무기:
Spot Hidde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더도 않고 덜도 않고, 그저 침대일 뿐입니다.
December 19, 2020 10:47PM아오바 츠무기:역시... 그럴 리가 없겠죠?
[책장], [책상], [문]을 볼 수 있습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책장에서 신경 쓰이던 책을 한 권 집습니다.
책상에 붙어있는 책장은 책상과 마찬가지로 목재입니다. 책 몇 권이 꽂혀있습니다.
책을 집어든 츠무기, [관찰력] 판정을 해볼까요
December 19, 2020 10:49PM아오바 츠무기:
Spot Hidde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이 집어든 것은, 유난히 많이 읽은 듯, 손때가 타있는 책 한 권입니다.
December 19, 2020 10:52PM아오바 츠무기:(아. 작게 탄식을 뱉고는 손 때가 묻은 책을 당신에게로 보여줍니다.)
에이치 군도 한 번 읽어 볼래요?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 같아요. (순수하게 웃습니다.)
December 19, 2020 10:57PM텐쇼인 에이치:무슨 이야기일까. (츠무기가 보여준 책을 눈으로 슥 훑어봅니다) 흐음, 혹시 이 책 내용처럼 아직 현실감각이 없고, 내가 환각처럼 보이는 거라면, 확인시켜 줄 수도 있는데.
December 19, 2020 10:59PM아오바 츠무기:하하, 저에게... 에이치 군은 항상 의견을 묻곤 했죠. 좋고 싫음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도 꼭 물어봤으니까요. (잠시 추억에 잠긴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에이치 군은 알고 있을까요? (확인 시켜 달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December 19, 2020 11:09PM텐쇼인 에이치:아하하, 그래 보였어? 나는, 딱히 싫다고 하면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그래...♪ (손을 뻗어 당신의 손을 쥡니다. 살짝 서늘하고, 얼핏 보면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병약해 보이는 새하얀 피부. 그럼에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감각이라고.)
...어때, 이걸로 확실하게, 나는 실재해. 물론 네가 갈 세계도 실재하고. 괜한 미련이 남아있...는 것 같진 않지만, 내 멋대로 생각하기에.
있다면 단념하고 버리는 게 좋을 거야.
December 19, 2020 11:11PM아오바 츠무기:(움켜 쥔 손의 느낌에 어딘가 울 것 같은 얼굴을 짧은 순간에 내비칩니다.)
에이치 군 말대로 미련이 없다면 거짓이겠죠. 거짓..이려나요?
저는 이런 감정에 자신이 없어요, 에이치 군.. 이렇게 확인을 시켜준대도, 그 이상한 감정만 들끓는 것 같아서.. 빨리 데려갈 거면, 데려갔으면, 그게 에이치 군이면 전...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다시 끄덕입니다.)
December 19, 2020 11:25PM텐쇼인 에이치:...-이런. (한순간 보인 당신의 얼굴에 드물게 놀란 듯한 얼굴을 합니다.) 내가...잘못 짚었나 보네. 너는 무슨 일에든 덤덤해보이지만... 그래도 꽤 복잡한 심경일텐데. (손을 양손으로 감싸고 토닥여줍니다.) ...네가 가야 할 곳으로 간다면, 좀 나아질 거야. ...말했듯이 위로에는 소질이 없어서 더는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어. (마지막으로 손을 꾹 잡았다가 놓아줍니다.) ...뭐든 간에 네가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네. 그럼 너는 덜 힘들어질까.
December 19, 2020 11:28PM아오바 츠무기:하하, 저도 참.. (얼버무리며 눈가를 손으로 스윽 닦아냅니다.) 당신이 진짜 에이치 군이 아니라고 믿고는 싶었지만, 아무래도..그게 안 되는 모양이에요.
그래도 고마워요, 에이치 군. 제 안에서의 확신이... 타인에게는 확신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요.
(당신을 보며 작게 웃고는 시선을 옆으로 돌립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책장 옆의 책상을 바라봅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어질러져 있는 노트를 눈으로 훑다, 한 권을 집습니다.
December 19, 2020 11:34PM아오바 츠무기:
SAN Roll
기준치: |
89/44/17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December 19, 2020 11:36PM아오바 츠무기:(노트를 든 손이 순간 멈칫합니다.) ..엣, 제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던가...
(고개를 갸우뚱 젖히며 모르는 척 싶다가도, 사실 전부터 떠올렸던 의문이었습니다.)
..에이치 군, 그럼 저는 어디로 가게 되는 거예요? (무릇 당신에게 질문의 답을 종용합니다.)
December 19, 2020 11:43PM텐쇼인 에이치: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니까, 충분히 잊을수도 있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직접 가야 실감이 날 거야. 흔히 책에서 천국이나 저승이라 말하는 곳을 믿었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말 정도는 해둘까. 지금 내가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걸.
December 19, 2020 11:45PM아오바 츠무기:실망.. 에이치 군이 그런 걱정해주는 게 저는 이 상황에서도 좋네요. ..아, 조금 이상하려나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문 쪽을 바라봅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문의 손잡이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문이 하얀색이던가, 라는 의문이 떠오르지만, 이제 와서는 별 놀랍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문 너머에는 어둠이 길게 이어져있고, 멀리서 밝은 빛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December 19, 2020 11:51PM텐쇼인 에이치:(뒤쪽에서 당신을 바라보다가 당신이 문을 열자 그 옆에 섭니다.)이제 갈까. 호화스러운 탈것같은 건 없어서 꽤 오래 걸어가야 하지만.
생각할 것이 많이 있다면 정리할 시간은 충분히 될 거야.
December 19, 2020 11:53PM아오바 츠무기:하하, 그런 점도 에이치 군이랑 똑같네요. (일부러 더 크게 웃습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거 같이.
(눈을 좁히며 저 멀리 빛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합니다.)
December 19, 2020 11:56PM텐쇼인 에이치:그는 나랑 꽤 공통점이 많은가 보구나. (그 말에 조금 미소지어보이고는, 천천히 당신을 따라, 곁을 걷기 시작합니다.)
문 너머에는 어둠이 길게 이어져있고, 멀리서 밝은 빛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두 사람은 빛을 향해 나아가지만 주변은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 뿐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피어오르는 불안감 속에, 에이치가 먼저 입을 엽니다.
December 19, 2020 11:57PM텐쇼인 에이치:네가 사랑한 이 얼굴은 어떤 사람이었어?
December 19, 2020 11:58PM아오바 츠무기:(당신의 물음에 가슴 속 불안의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은 얼굴로 고개를 옆으로 넘깁니다.)
에이치 군..은 멋진 사람이었죠. 감히 제가 그 옆자리에 있어도 됐을까..- 했어요. (몇 마디 떼어내지도 않았는데, 눈을 내리뜹니다.)
감히 사랑했어도 됐을까.. 싶을 정도로, 제 숨이 막히기도 했어요.
..아, 이 얘기는 그만하고 싶은데. ...왜 물어 본 거예요? 어차피 나는 이제 죽는다면서요.
December 20, 2020 12:09AM텐쇼인 에이치:그치만 아무 말 없이 걷는 건 어색하잖아. 나는 가는 길 내내 긴 침묵으로 고통받고 싶진 않은걸. (어깨를 으쓱하곤 고개를 저어 보입니다.)
...멋진 사람, 사랑하지만, 숨이 막혔다니. ...
그리고, ...그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뉘앙스가 묘한데. 혹시 마지막에 그 사람과 별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바라봅니다.)
December 20, 2020 12:11AM아오바 츠무기:에이치 군도, 아니..당신도, 고통을 받기는 하는 건가요? 저는 오히려 그게 더 묘한 것 같은데요.. (당신의 유도에 휘말리지 않으려 다른 말로 둘러대지만,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 못이겨 결국 말을 이어갑니다.)
그냥... 보통의 말을 빌리면 흔한 짝사랑이었던 거예요. ..저는 그랬으면 좋겠어요, 에이치 군.
흔한 연인 사이였다기 보다.. 저희는 그런 쪽이 더 잘 어울렸던 거죠. (하하, 어설프게 웃습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건 나의 몫이었던 것처럼요.
December 20, 2020 12:16AM텐쇼인 에이치:...저런. 그건 생각 못 했는데. (혼잣말하듯 작게 중얼입니다)
December 20, 2020 12:18AM아오바 츠무기:..저만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치사한데요... (조금은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뭐, 이것도 주마등이라면 주마등일까요.
December 20, 2020 12:27AM텐쇼인 에이치:후후, 내 얘기는 이야기할만한 건 아니라서.
...그리고 일종의 상담... 테라피같은거라고 할까, 속에만 담고 있으면 썩어들기 십상이잖니. ...그에게는 많이 서운했겠네. 사랑을 주는 만큼 받지 못한다는 건 어딘가 쓸쓸한거지. 원래의 성격라거나 살아온 환경, 같은것 때문에 어쩔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쳐도 서운한 건 서운한 걸 테지.
...흠, 그럼 이런 얼굴인 나를 편하게 대해주기는 역시 어려우려나? 되도록이면 편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인데.
December 20, 2020 12:28AM아오바 츠무기:(약간 당황해합니다.) ..엣. 저는 나름... 편하게 대하고 있었는 걸요?
편하게...라기 보다, 그때..에이치 군에게 해주지 못한 말들을 대신 한 것 같긴 하지만요...
고지식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으니까, ..에이치 군의 얼굴로 그리 봐주지 않아도 돼요. (눈썹을 아래로 늘어뜨립니다.)
..그러고 보니 터널이 생각보다 엄청 긴데요.. 언제쯤 도착하는 거예요, 에이치 군?
December 20, 2020 12:43AM텐쇼인 에이치:응... 많이 길지만 이제 금방이야. 이야기하며 걷다 보면 짧게 느껴질까 해서 얘기를 시작한 건데.
방금의 화제를 꺼낸 걸로 어색해지면 어쩌나, 했던거지. 그래. 가는 길만에라도, 허물없이 대해준다면 기쁠거야. 아오바 츠무기.
...흠, 이렇게 부르는 게 원칙이라지만 성까지 전부 부르니까 내 쪽에서 딱딱해져버렸는데... 이름으로 불러도 될까. 그도 널 이름으로 불렀니? 혹시 내가 너무 그와 비슷해지는 건 싫을까.
December 20, 2020 12:47AM아오바 츠무기:화제에 관해서 사과하는 건..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만요, ...에이치 군은 절 이름으로 불렀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까지 그렇게 부르는 건 가혹할 것 같아요. 전 계속 에이치 군이라고 하겠지만서도.... 마지막 욕심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제 기억 속의 에이치 군이 당신에 의해 조금이라도 왜곡되는 건.. 원치 않으니까요. (살짝 웃다가도 금새 표정을 굳힙니다.)
December 20, 2020 12:56AM텐쇼인 에이치:내가 이 얼굴 그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쪽이, 딱딱한 모습보다는 왜곡되지 않는 쪽인 게 아니냐고 되묻고 싶지만, (잠깐 말을 멈추고 당신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 합니다.) ...알았어. 그게 너에게 더 좋은 길이라고 한다면.
어둠을 따라 하염없이 걷다보면, 무언가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마치 원래부터 그 곳에 있었던 것처럼 존재하는 쇼케이스입니다.
쇼케이스 안에는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들이 들어있습니다.
전면의 유리가 없어 음식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 앞에는 모두 음식의 이름이 쓰여진 이름표가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12:58AM아오바 츠무기:으음..(그것을 보며 멈춰섭니다.)
좋은 냄새가 코를 간지럽힙니다. 음식은 모두 갓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December 20, 2020 1:01AM아오바 츠무기:이것도.. 꿈은 아닐텐데 말이예요... (시각적인 것과 후각적인 것에 이끌려 허기가 지는 듯 합니다.)
SAN Roll
기준치: |
89/44/17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 하지만 당신이 싫어하는 음식도 몇 보이네요.
December 20, 2020 1:03AM텐쇼인 에이치:(멈춰서는 당신을 보며 함께 발걸음을 멈춥니다. 이어 시선이 닿는 곳을 보곤) 응. 그렇지? 실재하는 것들이고... 먹어도 괜찮아. 저승길의 만찬같은 거니까.
다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 아니야?
December 20, 2020 1:04AM아오바 츠무기:..이 길에 만찬이라뇨. (푸흐, 웃으면서 고개를 젓습니다.)
INT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좋아하는 음식이 대부분이지만, 싫어하는 음식도 몇 보이는데...
December 20, 2020 1:06AM아오바 츠무기:역시.. 그냥 가던 길 가는 게 좋겠어요, 에이치 군. (쇼케이스를 외면합니다.)
December 20, 2020 1:12AM텐쇼인 에이치:에... 열심히 준비했을지도 모르는, 요리사들이 슬퍼할지도 몰라. 그리고 혹시 알아. 이게 인간이든 유령이든 통틀어서 마지막으로 보는 음식일지도...♪
...
...미안. 마지막은 농담이었어.
하지만 맛있는게 뭐라도 입에 들어가면 기분이라도 좋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로 안 먹을거야?
December 20, 2020 1:13AM아오바 츠무기:..농담치고는 너무 진심으로 들렸는데요..?
으음.. 저는 언제나 에이치 군에게 약하니까요. 비록 당신이 진짜가 아니라도...(.고민하며 작게 중얼거립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쇼케이스 속의 음식에 손을 뻗습니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감각이 몸을 감싸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에이치의 얼굴을 한 저승사자의 말대로, 기분이 조금 좋아졌을지도요.
December 20, 2020 1:20AM텐쇼인 에이치:(조금 기쁜듯한 표정으로, 은은하게 웃으면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1:22AM아오바 츠무기:(익숙한 얼굴을 한 사람이 웃는 것을 보며, 저도 모르게 따라 웃습니다. 당신이 아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아, 근데 음식이 따뜻한 건 의외네요. 에이치 군이 왔을 때부터..줄곧 차가웠던 게 잊혀질만큼.
December 20, 2020 1:28AM텐쇼인 에이치:이 길은, 네가 행복하길 원하니까.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괴로운 일을 잊고 나아가기를... 다시 시작하는 걸, 응원하기 위해서일지도 몰라. (당신이 저와 함께 웃는 걸 보고, 조금 만족스러운 기분이 된 것 같습니다.)
...아. 맛있는 음식과, 당신 앞의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에이치와 데이트를 하면서 괜찮은 식당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 식당을 찾았다던 에이치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December 20, 2020 1:29AM텐쇼인 에이치:...그 식당, 사용인들 몰래 알아보는 데만 거의 한나절을 썼거든.
December 20, 2020 1:32AM아오바 츠무기:에이치 군, 이것말고도 엄청 바빴을 텐데..말이, 죠...? (회상에 가까운 목소리에 혼잣말하다 문득 고개를 당신에게로 돌립니다.)
엣. 이것도 에이치 군의.. 흉내죠?
December 20, 2020 1:38AM텐쇼인 에이치:...아, (자신도 제가 내뱉은 말에 당황한듯 잠시 멈춰있다가 눈을 깜박입니다.) 갑자기 떠오른거야. 생각으로 그치지 못하고 입밖에 내버렸지만. '네가 사랑한 사람'에 대한 정보로 내게 주어진 걸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그런일도 있었다면... 너만의 짝사랑은 아니었을지도 몰라. 타인의 아는 체일 뿐이지만.
December 20, 2020 1:43AM아오바 츠무기:..꼭 에이치 군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네요. 이것도 역시 내가 행복해지길 바라서, 에이치 군이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는 거겠죠?
(눈을 지그시 감으며 고백 받았던 때를 어렴풋 떠올립니다. 지금은 짝사랑이라 지부할지언정, 그때에는 서로가 진심이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당신을 마주봅니다.) 고마워요. 그러고보니.. 에이치 군에게는 항상 고맙다는 말만 했던 것 같네요.
December 20, 2020 1:46AM(To 독백): 내가...내가 항상 더 고마웠어. 츠무기.
아오바 츠무기 는 쇼케이스의 음식을 내려놓고, 앞장 서서 걷기 시작합니다.
December 20, 2020 1:48AM텐쇼인 에이치:...응, 아마 그도 네가 행복하길 바랐을 거야. 분명. (걷기 시작하는 당신을 따라, 함께 걷습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면 점점 쇼케이스 내부의 음식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마침내 텅 빈 쇼케이스의 끝에는 작은 무언가만이 남아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1:49AM아오바 츠무기:(그것을 한 번, 에이치의 얼굴을 한 당신을 한 번. 번갈아서 쳐다봅니다.)
물기가 느껴지는 석류 알 세 개입니다.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이름표가 놓여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1:51AM텐쇼인 에이치:(멀뚱 츠무기 봄!)
December 20, 2020 1:54AM아오바 츠무기:페르세포네라면.... 많이 들어봤어요. 분명..(말끝을 흐리곤 석류를 바라봅니다.)
에이치 군, 이것도 최후의 만찬 중 하나일려나요?
December 20, 2020 1:59AM텐쇼인 에이치:이 쇼케이스에 놓여있는거니까, 아무래도 그렇지.
응. 페르세포네 얘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네. 이 길에 있는 건, 떠나간 과거를 돌아보지 않겠다는... 그런 상징이 아닐까나.
December 20, 2020 2:01AM아오바 츠무기:떠나간 과거..라기엔, 제게는 바로 엊그제 같았는 걸요. 에이치 군의 말이라던가... 행동이라던가요.
아오바 츠무기 는 망설임없이 석류를 집어듭니다.
상징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나도 짧게만 기억되는 여운입니다.
December 20, 2020 2:07AM텐쇼인 에이치:...(그런 당신을 어딘지 쓸쓸한 미소로 말없이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엽니다.) 소중한 과거는 항상 가깝고 생생하지. 미련을 버리겠다 다짐해도 자력으로 잊지 못할 때도 있고.
...반복되는 말을 하는 것 같지만, 더 걸어가면 이제 금방이야. 다시 갈까?
December 20, 2020 2:09AM아오바 츠무기:(쓸쓸한 미소가 신경 쓰여버려서 그만, 당신의 손을 다시 잡아버릴까 하다 행동을 멈춥니다.)
..그러게요. 이제 정말 끝이면... 당신이 보여준 에이치 군의 모습도, 못 보게 되는 거려나요..
December 20, 2020 2:13AM텐쇼인 에이치:...후후, 한정된 재화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도착 전까지 마음껏 봐야 할 것 같지? (쓸쓸한 웃음을 지우고 장난스러운 투로 말하며 바라봅니다)
December 20, 2020 2:15AM아오바 츠무기:...그야 마음 같아선, 에이치 군이랑 계속 이곳에만 머물고 싶은 걸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랄까요?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그렇게 장난스럽게 군다던가..하면 설레버린다구요. ...기억이 덧씌워진다구요, 에이치 군.
아오바 츠무기 는 당신과 함께 발맞춰 걷기 시작합니다.
December 20, 2020 2:24AM텐쇼인 에이치:그건 곤란해. 아무리 이곳이 너를 기다려준다지만.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곳이니까. ...(걷기 시작하는 당신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곤.)
흠... 자제해볼게. 그래도 너무 기대하지는 마.
멀리 보이는 빛은 조금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정적 속에서, 다시 에이치가 입을 엽니다.
December 20, 2020 2:29AM텐쇼인 에이치:...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뭘 하고 싶어?
December 20, 2020 2:31AM아오바 츠무기:음.. 다시 태어나도, 사람으로 태어나는 걸까요? 그게 아닌거면..약간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에이치 군은 정말 멋진 사람이거든요. 그런 사람의 옆에서.. 다시 내가 있을 수만 있다면, 그게 뭐든 다 좋을 것만 같다고- 랄까. (민망한듯이 웃습니다.)
못해준 말도 있고... 해서요, 일단 사람으로 태어나면 좋겠네요.
December 20, 2020 2:38AM텐쇼인 에이치:아하하, 물론 인간으로지. 네가 만약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면, 파랑새라도 될 것 같네.
....다만 옆에 있을 수 있다면, 인가. 어떻게 보면 소박하네. 순수하고.
못해준 말이라... 어떤 류의 말이야? 원망한다던가, 고맙다던가.
December 20, 2020 2:42AM아오바 츠무기:(당신에게로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늘 그랬듯이요. 저는 에이치 군에게 모진말을 하지 못하니까요.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파랑새...어쩌면 그게 제가 되고 싶은 이상향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라도 에이치 군에게 말을 전해줄 수만 있다면, 파랑새가 더 좋을 지도...
December 20, 2020 2:50AM텐쇼인 에이치:꽤 그럴듯하지만, 파랑새는 말을 할 수 없잖아. 말하는 파랑새라도 놀라서 입을 막아버릴지도 몰라. 그러면 큰일이잖아? 지금 말하기에는 새가 된다는 것조차 비현실적인 얘기지만.
...하고 싶은 말 얘기를 했으니까, 듣고 싶은 말은? 무언가 있어?
December 20, 2020 2:53AM아오바 츠무기:하하... 이 상황이 제일 비현실 같은데, 새가 되는 게 대수일 리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제가 듣고 싶은 거...(잠시 곱씹어봅니다.)
..랄까, 그쪽은.... 에이치 군의 모습을 한 거잖아요? 제가 듣고 싶은 걸, 들어봤자....(당신의 눈치를 살핍니다.)
December 20, 2020 2:55AM텐쇼인 에이치:덧씌워질 거 같아?
December 20, 2020 2:58AM아오바 츠무기:...에이치 군이라면 알잖아요? 나는 거부할 수 없어요.
설령 당신이 모습만 꿰찼다고 한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되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당신을 통한 대리만족이라면, 대리만족이랄까요....
December 20, 2020 3:01AM텐쇼인 에이치:....-그러면,
츠무기.
어떤 말이 듣고 싶어?
December 20, 2020 3:04AM아오바 츠무기:(이름이 불린 것에 우뚝 멈춰섭니다. 지금, 표정이 엄청날텐데 이곳이 꽤 어두운 곳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요... 그.. 에이치 군이, 고백....좋아한다고.. (말끝을 흐립니다.)
아, 아니에요. 역시.. 그건 좀 무리일 것 같아요, 에이치 군. 제가 변덕이 좀.. (횡설수설 합니다.)
December 20, 2020 3:14AM텐쇼인 에이치:...후후. (아무리 어두워도 보일 건 다 보입니다. 당신이 횡설수설하는 양에 어쩐지 즐거워져서,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그럼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말해줘. 나는 언제든 말할 수 있으니까...♪
December 20, 2020 3:17AM아오바 츠무기:..윽. (저도 모르게 싫은 소리를 뱉습니다.) 치사하네요, 그런 거.... 에이치 군은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게.
물론 그런 점을 저도 좋아하긴 했으니까요.
아오바 츠무기 는 마지못해 웃으며 다시 걸어갑니다.
계속해서 나아가다보면 발 밑에 붉은 장미 꽃잎이 하나 둘 보입니다.
꽃잎은 나아갈수록 점점 더 많아지더니, 이내 바닥을 가득 채울 정도의 양이 되었습니다.
발 밑이 온통 붉다고 느껴질 때 쯤, 장미 꽃잎더미 위에 놓인 반지 케이스와 편지봉투가 보입니다.
장미 꽃잎들은 반지 케이스와 편지 봉투가 놓인 곳에서 끊겨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3:20AM아오바 츠무기:...(장미 꽃 위에 서서 그것을 내려다봅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편지봉투를 먼저 집어 듭니다.
안에는 흰색 편지가 두 번 접힌 채 들어있습니다.
아오바 츠무기 는 떨리는 손으로 반지 케이스를 잡습니다.
케이스 안에는 푸른 보석이 박힌 은색 반지가 들어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3:28AM아오바 츠무기:
Spot Hidde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왜 이런 물건이 이런 곳에 있는 걸까,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아. 그러고보니 에이치와 커플링을 맞췄던 기억이 납니다.
December 20, 2020 3:31AM아오바 츠무기:
INT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아, 편지의 내용은 이게 맞았던 것 같습니다!
December 20, 2020 3:34AM텐쇼인 에이치:....(잠깐동안, 흩뿌려진 장미꽃 위에 서있는 츠무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반지, 네 것 같네. 끼는 건 어때?
그리고, 에이치의 손가락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왼손 약지에 반지 케이스에 들어있는 것과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3:37AM아오바 츠무기:에이치 군...(반지를 보고 떠오른 생각을 입밖으로 토해내려다 문득, 입을 꾹 닫습니다.)
(그러곤 잠자코 당신의 권유대로 반지를 손에 낍니다. 익숙한 느낌..이랄지, 코끝이 왠지 찡합니다.)
December 20, 2020 3:43AM텐쇼인 에이치:(반지를 낀 당신의 손을 바라봅니다. 표정을 알 수 없습니다. 기뻐하는 것인지, 슬퍼하는 것인지, 혹은 모든 것이 섞여있는지.)
(그러면서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닫았다가, 드물게도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입을 떼고)
...손, 한 번만 잡아봐도 될까.
December 20, 2020 3:45AM아오바 츠무기:(자신의 손과 당신의 손을 번갈아보다, 이윽고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그러다 약간 쉰 목소리로,) ..에이치 군이라면, 기꺼이요.
December 20, 2020 3:52AM텐쇼인 에이치:......응.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서, 왼손으로 당신의 손을 꾹 잡습니다. 손을 맞잡고, 왜인지 힘이 빠져 풀리려는 손에 힘을 주고.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 같습니다.)
(아, 순간 확연한 감정이 스쳐지나갑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하지만 어둠 때문에 잘못 본 것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손은 변함없이 힘주어 잡고 있습니다.)
(천천히, 손을 잡은 채로 이마에 가져다 댑니다. 무언가를 위한 기도를 올리는 것처럼, 잠시간 그러고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3:54AM(To 독백): ...좋아해.
December 20, 2020 3:55AM(To 독백): 좋아해, ...사랑해. 츠무기.
December 20, 2020 3:56AM(To 독백): 날 떠나지 말아줘.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있어주겠다고 했잖아...
December 20, 2020 3:57AM아오바 츠무기:....에이치 군? (찰나의 감정을 제가 못 볼리 없다고 여기며, 저도 모르게 근심이 서린듯한 당신의 뺨에 오른손을 가져다댑니다.)
(그러다 아차싶어서, 오른손을 떼어낼까도 싶었지만... 결국 떼어내지 못한 채로 당신이 저를 바라봐주길 기다립니다.)
December 20, 2020 4:06AM텐쇼인 에이치:....츠무기. (당신의 온기에 잠시 기대섭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봅니다. 무언가를 바라는 듯이, 그리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좋아해.
좋아해, 정말로...- (마치 죄를 고하듯이, 말끝이 흐려지는,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December 20, 2020 4:12AM아오바 츠무기:(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가슴이 저릿하게 미어져, 아주 작게 속삭이듯이 말합니다.) 분명 아까...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죠? 에이치 군의 그 얼굴로 고백하면, 고백 받으면.... 저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도저히 없었거든요.
당신이 뭐가 되었든 상관 없어요.. 에이치 군의 모습만 한 것이어도 좋으니까.... (감정이 들끓다 못해 흘러넘쳐서, 결국 당신을 끌어 안습니다.)
..나도 에이치 군을 좋아해요. (얼굴을 묻으며 중얼거립니다.)
December 20, 2020 4:27AM텐쇼인 에이치:...........(잡았던 손을 놓고, 손을 뻗어 당신을 마주 끌어 안습니다.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가만히, 그저 닿은 몸의 온기를 느끼고. 심장소리가 두근거립니다. 온몸이 맥박하는 듯합니다. 그 한마디를 들은 것만으로도, 자신은...)
...고마워. (말에 웃음이 묻어나옵니다. 이어 당신을 한 번 더 힘주어 안았다가, 떨어집니다.)
December 20, 2020 4:30AM아오바 츠무기:(아. 탄식이 터지고, 떨어져내린 당신의 온기가 벌써 그립다고 난리칩니다. 벌려진 입술 틈으로 묻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어영부영 단내만 흐릅니다.)
(갈 곳 잃은 눈동자, 저도 모르게 만져대는 손가락의 반지. 당신이 고맙다며 웃음끼어린 소리를 낸 것이 귓전을 자꾸 맴돕니다. 어쩌면 그건 진짜일지도 몰라..- 랄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웁니다.)
...에이치 군이 고마운 건, 단지 저라서 일까요? (긴 정적 끝에, 결국 혼잣말을 터트립니다.)
December 20, 2020 4:46AM텐쇼인 에이치:...너라서야. 츠무기. 그저, 날 봐주는 너라서. 정말로. ...비록 시작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으응. (해사하게 웃어보입니다.)
...-그럼 이만, 다시 갈까.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어.
December 20, 2020 4:47AM아오바 츠무기:(당신의 말에 복잡한 표정을 짓습니다.)
당신의 끝을 예상하고 있자니, 또다시 에이치가 말을 걸어옵니다.
December 20, 2020 4:51AM텐쇼인 에이치:...있지. 츠무기.
혹시 사후세계라는 게 있다고 생각해?
December 20, 2020 4:53AM아오바 츠무기:사후세계요.... 많이들, 그곳이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들 하지만.. 에이치 군도 알잖아요? 저는 미신 같은 거 안 믿으니까.
..그치만요. 지금은 꽤나, 있다고 믿고 싶기도 하네요. (입술을 잘근 씹곤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이유가 당신인 것처럼.)
December 20, 2020 4:57AM텐쇼인 에이치:(당신의 대답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허한 천장을 올려다 봤다가, 고개를 내립니다. 당신쪽을 보지 않은채, 중얼거리듯이 말을 꺼냅니다.) ....후후, 나도, 예전엔 믿었던 적이 있었지.
...그런데, 그런 건 없더라고.
......
...이제 거의 다 왔어.
에이치의 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윽고 눈 앞이 환하게 밝아집니다.
멀리서부터 강한 빛으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던 그것은...
그 한가운데에는 당신의 얼굴이 담긴 영정 사진이 보입니다.
진짜 에이치를 홀로 남겨두고 정말 죽어버린 걸까?
December 20, 2020 5:01AM아오바 츠무기:
SAN Roll
기준치: |
89/44/17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December 20, 2020 5:02AM텐쇼인 에이치:영정 사진에 손을 대면 너를 필요로 하는 세계로 가게 돼.
그리고 이 사진만이 네가 가야할 세계와 이어지는 유일한 길이야.
이게 망가지면, 너는 그곳으로 갈 수 없어.
December 20, 2020 5:04AM아오바 츠무기:(당신의 얼굴을 한 번 보고, 다시 제단을 바라봅니다.)
밝은 빛을 내고 있는 흰 국화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무척이나 강한 빛을 내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빛이 시야를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December 20, 2020 5:06AM아오바 츠무기:(문득 그 빛이 마치 에이치와 같다고 생각하며, 당신을 봅니다.)
액자 안에는 정면을 응시하는 당신의 사진이 있고, 투명한 액자 유리로 덮혀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5:11AM아오바 츠무기:(이상함을 느낀 후, 당신에게 의문을 제기합니다.)
..에이치 군, 이 사진 속 인물이 정말로 전가요?
December 20, 2020 5:12AM텐쇼인 에이치:...왜 그래? 츠무기.
December 20, 2020 5:13AM아오바 츠무기:
SAN Roll
기준치: |
89/44/17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에이치에게 괜찮은 식당에서 고백을 받지 않았습니다.
좋은 식당을 찾았다던 에이치의 목소리를 들었을 리도 없죠.
그 디자인의 커플링도, 그런 내용의 편지 역시 처음 봤던 것입니다.
이건 모두 당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
의 기억입니다.
영정 사진 속 얼굴도 당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
입니다.
December 20, 2020 5:17AM아오바 츠무기:(결심한 듯이 주먹을 꽉 움켜쥡니다.)
계속 제가 에이치 군을 다른 사람으로 보고 있던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에이치군이었네요. ..맞죠?
December 20, 2020 5:21AM텐쇼인 에이치:...무슨, 소리야.
아니야, 츠무기......
(눈동자가 작게 떨립니다. 마치, 제발 말하지 말라고. 생각했어도 입으로 꺼내지 말라고....)
December 20, 2020 5:24AM아오바 츠무기:...(멍하니 영정사진을 보며 입술을 달싹거립니다.)
가령, 제가 에이치 군의 말대로 세계에 갔더라면.... 그 사람이 대신 돌아온다던가 ..- 랄까. 뭐, 그렇게라도 되나요? (모진 말을 하면서도, 제 눈썹이 아래로 축 쳐집니다.)
당신의 몸은 균형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얼얼한 통증도 잠시, 시야에 에이치가 들어옵니다.
당신을 밀치고 그 위에 올라타 내려다 보고 있는 에이치가.
제가 당신을 넘어뜨린 것이 저도 혼란스럽다는 눈빛이 일순간 스쳐 지나가지만, 무서운 표정을 띠고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5:29AM텐쇼인 에이치:...틀렸어. 츠무기. 틀렸어....
(당신의 뒤편에 있는 액자를 바라봤다가, 당신을 봅니다) 이건...이건 너야. 다른 세계의 너도 너란 말이야.....!
(어딘지 간절해보이는 표정으로, 칼을 쥔 손이 조금씩 떨리고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5:32AM아오바 츠무기:우왓..! 이러면 위험, 하다구요, 에이치 군?! (바짝 긴장한 상태로 당신을 예의주시합니다. 침을 꼴딱 삼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예민하게 굴면 모든 판단이 흐려진다구요. 에이치 군도 잘 알고 있잖아요? (당신을 차분히 설득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쥐고 있는 칼에 신경이 쏠립니다.)
December 20, 2020 5:36AM텐쇼인 에이치:....상관없어. (당신의 말을 듣고 순간 갈등하다가, 눈빛이 흐려집니다. 반면 칼을 쥔 손이 떨리고 과하게 힘을 준 탓에 하얗게 변해갑니다.)
(묘하게 차분하고 낮아진 목소리가 울립니다) 츠무기가...츠무기가, 죽었어.
사후셰계같은 건 없어. 죽으면 전부 끝이야...
나한테 진심으로 다가와 준 사람은 너뿐이었어. 혁명이, 모든 게 실패했어도, 내 옆에 남아준 건 너뿐이었는데!!!
(어린아이처럼 악을 쓰다가, 숨을 고르고, 다시 숨을 죽이듯이 이야기합니다.) ...너만... 너만 있으면, 나도, 곧 숨이 꺼질 나라도, 행복할 수 있다고... 나는...난....
...........네 영혼을, 내 세계로 데려갈거야. 내가 사랑한, 츠무기를 되살릴거야. 아하하, 너는 정작, 죽은 것도 죽을 예정도 아니었는데, 아하하, 하...
괜찮아. 츠무기. 내가 아는 그의 기억을 갖고 있다면, 너도 그가 되는 거야.
...괜찮아, 이제 전부, 괜찮아. ....
...나의 파랑새. 내게 행복을 주는... (마지막은 거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웅얼입니다.)
December 20, 2020 5:46AM아오바 츠무기:..그건 왜곡된 사랑이에요, 에이치 군..
이렇게까지 해서, 당신이 사랑하는 그가 돌아온다면. 무조건 행복할 것 같나요? (이미 흐려진 당신의 눈동자를 보며 고개를 젓습니다.) 아니요. 틀려요. 당신은 그거에 만족 못하고 또 욕심을 부릴 거에요.
그렇게해서라도 나를 죽이고, 그의 기억을 갖고 있는 날 양분 삼고 싶다면... 날 가져요. ..당신이라면 기꺼이. (약간은 경멸하듯이 바라보며 양팔을 벌립니다.)
December 20, 2020 5:53AM텐쇼인 에이치:...이해를 바라지 않아. 아니, 그러기에는 너무 늦은 거겠지... ....다시는 만날수 없는 너를 너무 원해서, 이런 방법까지 쓰게 된 순간부터. ...(무척이나 괴로운 표정으로 칼을 높게 치켜듭니다.)
어느새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 에이치의 눈에 당신이 비칩니다.
사랑하는 에이치의 얼굴을 한 사람에게 죽는구나.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 나면, 눈물로 엉망이 된 에이치의 얼굴이 보입니다.
손에서 놓친 건지 칼은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December 20, 2020 5:55AM텐쇼인 에이치:.....다른 세계의 너도, 너인데. ....
내가, 어떻게 너를... 죽일 수 있, 겠어......
December 20, 2020 5:59AM아오바 츠무기:...(흐느끼는 당신의 얼굴을 보자니 헛웃음만 납니다.)
..뭐하는 거예요, 에이치 군. 이제와서 마음이 약해지기라도 했어요? 이런 거에 눈 하나 깜빡 않던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좋아했는데.. (말끝을 흐리며 상황을 외면합니다.)
December 20, 2020 6:07AM텐쇼인 에이치:...츠무기. ....츠무기. 부탁이야. 같이 내 세계로 가줘.
나는...맞아. 네가 아는 텐쇼인 에이치처럼 강하지 않을지도 몰라. 매몰차게 계획에 방해되는 자들도 내칠 수 없었고, 희생된 학생들의 시체를 밟고 올라서는 것은 더더욱 할 수 없었어.
...혼자인 세계는 지긋지긋해, 더이상 견디고 싶지 않아. ...하지만 그런 것보다 츠무기, 나는...
...네가 거절한다면, 혼자가 아니기 위해 내가 내 손으로 네 숨을 끊어야 한다는걸 더 견딜 수 없어. 강한 척, 의연한 척으로 되는 일이 아니야.
같이 가자. 내 곁에 있고 싶다고 얘기했잖아...
나는 몇번이고, 언제라도...네게 사랑한다고 말할 거야. 너만의 짝사랑으로 끝날 일이 없도록, ...
...노래방에도 가자. 둘이서, 네가 예전부터 가고 싶다고 했는데 바빠서 단 한 번밖에 가지 못했었어. 단 한번이라도, 즐거워하던 네가 아직 기억에 남아있는데, ...
December 20, 2020 6:16AM아오바 츠무기:..그럼 이 세계에 남을 또 한 명의 에이치 군은요? 만약 이게, 계속 순환 되었던 거라면? 그래서 당신의 아오바 츠무기가 죽어버린 거라면요? ....결국 그 똑같은 츠무기 한 명이 계속 이 일을 겪고있다면요?
...이렇게 이야기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건 저도 알고 있어요. 그냥.. 의문이 들어서요.
에이치 군은 절 사랑해주겠다고 했지만.. 내가 당신의 사랑만큼 미치지 못할 것 같아서요.
December 20, 2020 6:24AM텐쇼인 에이치:...상상력이 풍부하네, 츠무기. 그치만 아니야. 이런 일을 벌인 건 나뿐이야. 그리고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누구도 네게 손끝하나 못 대게 할 거야..... (동공이 광인의 그것처럼 흐려졌다가 다시 맑아집니다)
...난 그저 네가 아오바 츠무기, 너인걸로 충분해. ...너도 내가 '텐쇼인 에이치'라는 것만, 그걸로 충분하다고 해 주면, 안 될까...
December 20, 2020 6:36AM아오바 츠무기:.....그럼 당신이 덧씌워봐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에이치 군을 비교할지도 모를테니까..?
December 20, 2020 6:39AM텐쇼인 에이치:.....! (당신의 말에, 눈에 순간 생기가 돕니다.) ...츠무기, 정말로...?
December 20, 2020 6:42AM아오바 츠무기:(당신을 빤히 보며 입술을 움직입니다.) 네에.., 하지만 이왕이면 저도.. 아픈 건 싫으니까요. (액자쪽으로 눈을 흘깁니다.)
December 20, 2020 6:46AM텐쇼인 에이치:(당신을 와락 껴안습니다. 울음을 꾹 눌러참는 듯 어깨가 잔잔하게 떨려옵니다.) ...네게 못할 짓을 해서...완전히 미움받아서 돌아간다고 할 줄 알았어.
...고마워.
...고마워, 츠무기.
.......정말 좋아해, ...
December 20, 2020 6:50AM아오바 츠무기:(당신의 몸을 조심스럽게 껴안고 토닥여줍니다. 왠지 안심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크게 의심이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 받아들이기로 해서 그런건가.)
(사랑을 지저귀는 당신의 말에 기분이 묘해집니다. 울렁거리는 느낌은 마치 속이 이상해서인지, 사랑 고백에 속이 떨려서인지. 오히려 그런 당신이 파랑새에 가까운 것은 아닌지.)
....
아오바 츠무기 는 사진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당신이 영정 사진에 손을 대자, 사진에서 밝은 빛이 넘쳐 흐릅니다.
하지만 눈 앞의 에이치에게는 더할나위없이 따뜻한 온기일 것입니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장례식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제단 꽃장식.
그 한가운데에는 당신이 손을 대고 있는 빈 영정 사진 액자가 보입니다.
영정 사진도 보이질 않습니다. 관도 텅 비어있습니다.